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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SKill

연애지침서에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


연애지침서, 연애교과서


수많은 연애지침서가 시중에 나와있다. 유명한 연애블로그도 넘쳐난다. 연애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픽업아티스트라는 직업도 생겼다. 여기서 가르침을 받는다면 쉽게 연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만약 책과 블로그, 연애전문가의 말을 듣고 연애에 쉽게 성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그렇게 된다면 연애가 너무도 쉬워 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연애는 너무도 어렵고 힘들다.  


우리는 착각하는 것이 있다. 연애의 도움을 주는 모든 이론과 학설들이 진리일거라는 생각이다. 이것들은 참고할 만한 일종의 통계일 뿐 내 연애를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한방은 될 수 없다. 약간의 도움은 받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연애지침서에 있는 내용은 진리가 아니며, 실상은 그보다 뭔가 크고 거대한 실체(?)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실체는 무엇일까? 



주변을 둘러 보자. 연애지침서에 있는 내용대로 해도 연애에 실패하고, 책에 있는 내용과 반대로 해도 연애에 성공한다. 연애지침서에 있는 내용과 현실은 달랐다. 과거에 이런 생각도 했었다. 연애를 하려면 얼굴이 예쁘거나 잘생기고, 키가크고 몸매가 좋고, 돈이 많거나 능력이 있고, 성격이 착하면서 매력적인 그런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하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니 얼굴이 못생기고, 키도 작고, 돈도 없고, 성격도 그지같은 사람들도 연애하고 결혼한다. 어, 이거 어떻게 된거지? 절대로 연애 못할 것 같았던 친구가, 절대로 결혼못할 것 같았던 지인에게 연락이 온다. "나 애인 생겼어?" "나 결혼해?" 


"아, 뭐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세상이 말하는 김태희와 원빈같은 사람만 연애를 하는 게 아니었나? 돈많고 직업좋은 사람만 결혼하는 게 아니었나? 성격좋고 착한 사람만 연애를 하는 게 아니었나? 당혹스럽다. 연애지침서대로 말하고 행동했던 사람은 정작 연애에 실패하는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아무런 지식도 없이 성공한다. 


연애를 교과서로


연애에는 기술이 있지만, 사랑은 기술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그 연애의 거대한 실체. 그 한방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우리가 연애를 할때, 사랑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느낌(feel)이라고 한다.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아직도 눈만 높아서 정신못차린다고 핀잔을 주겠지만, 정말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요인은 '그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마리루티가 한 말을 들어보자.  


그것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누군가에게 이끌릴 때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그가 이룬 성취가 아니라 ‘그것’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냥 이런저런 것이 아니라 특정한 ‘그것’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라캉에 따르면 ‘그것’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인간의 가장 깊은 욕망의 대상 입니다.

돈이나 권력, 재산이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여러분에게는 이런 것들이 ‘그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남자에게 ‘그것’이 있다면 우리는 금세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니까요. ‘그것’은 세상의 모든 것들에 우선합니다. 일단 ‘그것’을 찾기만 하면 여러분이 가진 모든 문제가 마법처럼 풀릴 거라고(무의식적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얻는다면 여러분의 모든 상처가 치유되고 다시 온전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사춘기가 될 때쯤 우리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인생은 불공평하며 자신이 결코 불굴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뭔가 완전하지 않은 듯 한 이 느낌은 우리를 평생 따라다니고, 알 수 없는 불만감이 일상의 저변을 흐르게 됩니다. 그 강도는 줄어들기도 하고 세지기도 합니다. 그것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살 때도 있지만 펄펄 끓는 용암이 되어 우리를 집어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것’을 아주 잘 숨기고 삽니다.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도 오랜 시간 살 수 있습니다.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리는 거죠. 시끄러운 자녀들이 있거나 인생에서 다른 야심이 있다면 그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죽이지는 못합니다. ‘그것’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슬픔에 젖어 살거나 자살 충동까지도 느낍니다. 이런 사람들은 작가나 심리상담사, 지식인이나 철학자가 되어 실존적 허무를 이해하는 일에 일생을 바치기도 합니다. 장폴 사르트르는 이 공허함을 ‘무’라고 불렀고 라캉은 ‘결핍’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것을 ‘가슴 깊은 곳에서 북받치는 조용한 흐느낌’ 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을 부르는 이름은 저마다 다를지 모르지만 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여러분은 정확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무 남자한테나 공을 들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특정 남자에게 투사하는 것은 여러분이지만 여러분의 선택에는 무의식의 논리가 작용합니다. 여러분은 아무 남자나 ‘그것’으로 만들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뭔가가 그 남자에게 있어야 합니다. 분명치 않은 이것은 구체적인 특징이라기보다는 분위기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소한 디테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눈썹의 곡선미라든가 손톱의 모양, 눈빛에서 반짝이는 유머, 섬세한 목덜미, 팔뚝에 불거진 섹시한 힘줄일 수도 있습니다. 벌어진 치아나 조금 비뚤어진 콧등처럼 때로 그것은 어떤 결함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남자의 그 어떤 부분도 될 수 있습니다.

첫인상에 좌우되어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무모하며 이런 욕망은 믿을 수 없는 것으로 흔히 치부되곤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의 끌림을 무시하라고 말하는 것은 욕망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요인을 간과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인간에게 ‘타고난’ 무언가가 있다면 이는 인간이 다른 이에게서 ‘그것’을 찾아내는 엄청난 정확성입니다. 그것은 실낙원을 회복하려는 매우 인간적인 욕망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욕망 때문에 우리는 ‘그것’의 주위를 배회하며 ‘그것’을 제대로 품은 남자를 마음에서 지우지 못합니다.  

  

연애지침서, 연애교과서


라깡이 말한 그것. 마리루티가 정리한 그것. 사투리로 말하면 '거시기' 다.  

우리가 정말 사랑에 빠지게 하는 요인은 '그것'이라는 말이다. 상대에게서 '그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상대가 나에게 '그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사소한 것일 수 있다. 말투나 습관, 성격이나 외모의 특징, 분위기등이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그것'은 장점만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단점도 될 수 있다. 내가 가진 결핍이 상대방에게 '그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랑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속성이다.  '그것'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연애를 나중으로 미루는 사람은 그럴필요가 없다. '그것'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 옛말이 있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것'이 다르다. 상대방에게서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지점이 다르다는 말이다. 연애지침서에 있는 대로 행동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나에게 '그것'을 발견하게 되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연애지침서가 전혀 무용지물은 아니다. 연애지침서는 '그것'으로 인해 시작된 사랑을 좀더 안정적으로 이끌어주는 비법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지침서의 내용이 결정적인 이유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그것'이고,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야한다. '그것'을 봐줄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연애를 미루지마라. 사랑을 포기하지 마라. 

'그것'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는 것이다.  

아무런 자격이 없어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바로 지금이다.